본문 바로가기
영화감상글(Movie)

[감상글] 나는 솔로 (SBS plus 프로)

by 김곧글 Kim Godgul 2022. 8. 27. 15:22

 

 

수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은 로맨스 장르 영화, TV 드라마, 소설, 교양서적, 만화를 감상하며 사랑과 연애와 인간관계에 관한 다양한 측면을 공부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극히 일부는 몸소 수많은 체험을 통해 체득하는 경우도 있지만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인간 세상에서 대다수의 보통 사람이 연애와 사랑을 능수능란하게 하는 재능의 여의주를 물고 태어나는 경우는 (성장하면서 환경에 의해 본의아니게 그렇게 된 경우도 포함) 결코 흔한 경우는 아니다.

 

다른 사람들도 느꼈을 테고 필자가 이곳에 글을 적으면서 가끔 언급했듯이, 최근에는 할리우드와 해외 작품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중에서도 로맨스 장르는 아스팔트에서 꽃이 피는 것처럼 드문 일이 되었다. 굳이 이런 장르에 갈증을 느끼는 관객은 차라리 과거의 작품들 중에서 선택해서 별미를 즐기는 쪽을 선호하는 것 같다.

 

관련 업체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져서 기피한다고 하지만, 대다수 일반인들이 사랑과 연애를 다룬 예술 작품에 흥미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 것이다. 추억의 작품들은 많이 달라진 현시대를 밀착해서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어서 비록 목구멍을 넘겨서 소화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쌀밥을 먹어야만 끼니를 때운 것 같다는 사람이 동행한 지인들 때문에 부득이하게 선택한 라면이나 우동이나 짜장면을 먹으면서 흔히 하는 말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헛배만 부르고 금방 꺼져서 말야.”처럼 감성에 포만감을 주지 못한다.

 

혹시 요즘 시대의 보통 사람들은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출연해서 사랑을 찾는 프로를 감상하면서 그런 갈증을 해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러 프로들이 있는 것 같은데 필자의 경우에는 ‘SBS plus’ 채널의 ’나는 솔로’라는 프로를 흥미롭게 감상하고 있다. 수년 전에 매우 핫한 TV 드라마를 며칠 전부터 기다리며 감상했던 것처럼 ‘나는 솔로’라는 프로를 재밌게 감상하고 있다. 이 프로와 비슷한 형식의 프로도 있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폭넓은 연령층과 직업군의 일반인들이 여러 명 등장하는 ‘나는 솔로’만의 특징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된다.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필자의 기억에 의하면, 필자의 주변에 지인들은 전혀 안 봤기에 “그 프로 봤어?”라고 묻는 필자는 뻘쭘할 수밖에 없었던... 필자는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게 봤던 ‘SBS 짝’이라는 프로가 공중파에서 나름 선방하는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던 중에 비극적인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프로는 종영했는데, 몇 년이 지난 후에 아마도 SBS가 고심 끝에 내놓은 비슷한 프로가 매우 번지르르한 외모의 남녀가 유럽의 여행지로 날아가서 며칠간 머물면서 사랑할 상대를 찾는 프로였는데 대다수의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혹시 ‘짝’에서 겪은 트라우마를 너무 의식했기 때문에 시청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아무튼, 뜨거운 태양 아래서 탄탄한 근육질과 콜라병 같은 몸매를 뽐내며 연인을 찾는 서구문화권 연인 찾기 프로를 좋아하는 일부 한국 시청자들은 좋아했을지 모르지만 대다수 한국 시청자들은 한국적인 무언가를 더 원했던 것 같다. 그것은 누가 뭐래도 이미 데이터(시청률)이 증명한 ‘짝’이란 프로의 형식이었다.

 

물론, 한국 문화가 서구 문화 특히 대도시 문화로 좀더 밀착해서 바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세월이 흘러서 언젠가는 르네상스 시대 명화 속의 인물들처럼 홀딱 벗은 맨몸을 드러내고 싶지만 방송이라서 어쩔 수 없이 주로 수영복을 차려입고 적도에 가까운 휴양지 섬에서 연인을 찾는 프로가 인기를 끌 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유교문화권의 숨결이 살아있는 한반도이기에 당분간은 현재의 형식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시청자들이 이런 프로에서 주로 관심있는 것은 출연자들의 육체는 매우 잠깐이고 연인을 찾는 과정의 거의 실제와 같은 대화, 스킬, 심리, 행동, 반응, 사고방식, 가치관 등등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종영된 ‘짝’과 현재 SBS 입장에서는 팔팔 끓지는 않더라도 충분히 꾸준하게 따뜻한 인기를 끌고 있어서 타 경쟁 방송사의 ‘전원일기’나 ‘전국노래자랑’의 장기 흥행을 점칠수도 있는 독창적인 SBS 프로가 될 수 있는 ‘나는 솔로’ 프로와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선, 현재 출연자뿐만 아니라 과거 기수들이 연예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언론사 연예 카테고리에 종종 등장하는 기이한 현상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짝’에서도 전혀 없었던 현상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자주 다양한 기사가 뜨지는 않았었다. 일단, ‘짝’에서는 실제 촬영 기간(그러니까 일반인 출연자들이 함께 투숙하면서 지내는 나날)이 ‘나는 솔로’보다 짧았었다. 또한 방영 횟수도 짧았다. 돌이켜 보자면, 그래도 머나먼 옛날의 형식, 바퀴 달린 방송 카메라 앞 스튜디오에서 몇 마디 묻고 답하고 서로 짝대기가 평행을 이루면 (동시에 맞으면) 성공을 축하해주면서 끝나는 프로에 비하면 엄청 긴 축에 들지만, ‘짝’에 비하면 확실히 ‘나는 솔로’는 충분히 긴 시간 동안 함께 투숙하고 또한 케이블 방송이기 때문에 충분히 여러 회차에 걸쳐 방송한다. 그래서 시청자는 출연자에게 좀더 몰입을 하게 되고 감정이입을 하고 끝나고서도 여운과 갈증을 느끼고 그런 것을 (과거와 달리) 데이터(SNS, 유튜브)로 확인해볼 수 있기에 언론사에서는 충분히 기사로 작성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점은 예전에 ‘짝’에서는 지금처럼 SNS, 유튜브가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기껏해야 방송사 게시판, 유명한 몇몇 사이트의 글에 수많은 댓글이 전부였다. 그때는 게시판의 시대였다. 때문에 반응은 얕고 짧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는 솔로’의 현시대는 시청자가 직접 '나는 솔로' 관련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린 다양한 동영상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주로 개인적인 색안경을 쓰고 만든 동영상이라 편파적이고 자극적인 상상의 날개를 펼쳐서 클릭을 낚시질하는 경우도 많지만 정말 출연자들의 대화와 심리를 나름 괜찮게 분석해서 올린 유튜버도 있다. 그런 내용이 앞에서 언급한 로맨스 장르의 영화, 소설, 만화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사랑과 연애와 인간관계에 관한 유용한 공부 못지않게 좋은 자양분을 제공해주는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솔로’라는 프로는 필자 개인적으로도, 작가가 창조한 수많은 예술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와 질감의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하고 흥미롭고 좋다고 생각하며 매주 기대하며 감상하고 있다. ‘다음 주까지 어떻게 기다려? 그냥 좀 해주지? 드라마처럼 일주일에 두 번 해주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때도 적지 않았다.

 

즉, 현시대의 사람들은 비록 로맨스 장르 작품들이 희소해진 시대에 (그렇게 된 이유는 다양하고 복잡해서 한두 개를 꼭 집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떻게 ‘동물의 왕국’처럼 몸소 육체적으로 때우지 않고, 간접 경험으로 사랑과 연애에 관해 학습하는지를 궁금해하던 차에 ‘나는 솔로’ 같은 프로가 현대인에게 어느 정도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떤 일부 사람들은 직접 여기저기 들이대고 다니면서 다양한 연애를 시도하면서 상처도 받고 극복해봐야만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다고 피력하며 이런 프로를 살펴보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주장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다만,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여전히 평생 반려자를 찾지 못했거나, 화려하고 유명한 클럽 같은 곳에서 여러 연인을 매우 짧은 기간 동안 만나본 화려한 이력만 많을 수도 있다. 즉, 각자의 사정과 가치관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 모두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많은 젊은 현대인이 당장 전업이나 생업을 때려치고 사랑의 반려자를 찾아 세상 방방곡곡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이 사람 저 사람 들이대보며 쏴돌아다닐 수는 없는 것이 현시대의 현실이다. ...? ...! 산으로 가려는 말을 되돌려서, 필자가 하고 싶었던 말은 ‘나는 솔로’라는 프로가 어떤 현대인에게는 로맨스 장르의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등에서 학습할 수 있는 연애와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유용한 소스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나는 솔로’ 또는 제목과 세부적인 일부가 달라지더라도 이런 형식미의 뼈대와 정체성을 유지하는 프로가 계속 방송되기를 바라지 않을 수 없다.

 

여담이지만, 작년인가 추석 때, 얼마 전에 연인과 헤어졌던 젊은 조카에게 로맨스 장르 영화와 ‘나는 솔로’를 적극 추천했더니, 조카는 ‘나는 솔로’는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안 본다고 했고 고개를 은근슬적 끄덕거리며 슬슬 말을 맴돌리다가 (헤어진 연인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아직 남아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가장 좋아하는 영화의 장르는 액션 장르라고, 그것도 한국 액션 장르라고, 최근에 본 한국영화 중에 가장 좋았던 것이 ‘남산의 부장들’이라고 하며 이병헌 배우의 남성적인 매력이 롤모델이라고 했다. 필자는, 그래 그건 그렇고... 여자를 잘 이해하고 연애를 잘 해서 반려자를 만나려면 로맨스 장르 영화를 또는 ‘나는 솔로’ 같은 프로를 보면 많은 참고가 될 거라고 거듭 피력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았다. 조카는 파릇파릇 젊으니까 아직 때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때가 되면 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외향적인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 후면 추석인데 조카를 만나면 은근슬적 물어봐야겠다. '나는 솔로'는 보냐고.

 


2022년 8월 27일 김곧글(Kim Godgul)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