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유를 맞이하여 집에 있다가 문득 감상했다. 조카가 요즘 핫하다고 언급했던 것도 약간 작용하기는 했다. 제목만을 봐서는 무슨 예능프로인가 했다. 보통 장편도 아니고 9회로 시즌1이 완료된 넷플릭스 웹드라마였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에서는 아날로그적인 추억을 소환한다. 아마도 지금의 최소 35세 이상은 되어야 알 수 있는 어렸을 때 놀았던 추억의 게임이 아닐까 추측된다. ‘딱지 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오징어’, ‘구슬 치기’... 이 작품에는 없지만 지금 생각나는 것으로는 ‘땅따먹기’, ‘비석치기’, ‘다방구’, ‘숨박꼭질’, '동그란 딱지' ‘공기’, ‘고무줄(여자들 전용)’... 등이 있다.

 


한국의 추억의 놀이(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는 ‘게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보통 ‘게임’이라는 단어는 거의 컴퓨터 오락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징어 게임’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오징어’라고 불렀었다. 예를 들어, "얘들아! 우리 심심한데 오징어나 하자." 이렇게 말이다.)를 아이템으로 현대적인 배틀로얄 또는 라스트맨 스탠딩 개념의 서바이벌 공포 코메디 액션 영화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저승으로 향하는 강을 쉽게 건너가는 살벌한 서바이벌 게임만을 지속하지 않고 다양한 상황으로 이야기를 펼쳐낸 점은 매우 좋았다. 아무래도 규모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게임 장소의 협소로 인하여 야기될 수 있는 지루함을 잘 극복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중간에 다소 지루하기는 했다. 다만, 후반부에는 나름 괜찮았다. 뭐니뭐니해도 마무리가 좋으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시대를 은유하고 풍자하는 것을 관객 각자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서바이벌 참가자들은 주식이나 암호화폐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개미투자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주최측의 붉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를 착용한 병정들은 보이스피싱의 말단 직원들을 상상하게 했다. 이들 중에 젊은 여자들도 끼어있었다면 더욱 그럴듯했을 것이다. 주최측과 VIP는 서구문화권 작품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매우 은밀한 비밀조직을 상상하게 했다. 어느덧 현시대 한국 사회 어딘가에도 이런 서구적인 VIP 비밀조직들이 산발적으로 운영되고 있기는 할 것이다.

 


추가로, 특이하게도 소품과 미술 디자인이 괜찮았다. 병정들의 의상과 추억의 놀이와 관련된 수많은 이미지와 소품들의 디자인이 나름 깔끔하고 세련미까지 있었다. 퀄리티가 허접해보이지 않은 점이 작품에 몰입을 부추겼다.

 


특이하게도 의외의 유명한 배우가 짧은 단역으로 출연했다. 공유와 이병헌이다. 혹시 이 작품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을 때 이들의 출연을 예약한 것일 수도 있겠다. 시즌2를 평범하게 만든다면 이정재가 다시 되돌아가서 주최측을 파괴하는 내용일 것이다. 또는 평범한 관객의 예상에 허를 찌르듯이 프리퀄 개념으로 몇 년 전에 이병헌이 게임에 참가해서 우승을 하게 되기까지와 주최측의 도우미가 될 수밖에 없던 사연이 펼쳐질 수도 있다. 또한 공유가 저승사자 같은 일을 하게 된 사연도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될 것이다.

 


이 작품의 밀접한 타겟 관객은 40대 이상의 남자들일 것이다. 40대 이상의 남자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헌신적이고 순박한 어머니에 대한 모습이 잘 그려졌다. 그러나 요즘 젊은 남자들도 흥미진진하게 감상한 것 같다. 아마도 일확천금의 보상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것과 컴퓨터 게임처럼 쉽게 피 튀기며 죽어나가는 현대인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다소 깊이감이 없는 이야기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 측면이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시즌2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시대에 흥행할 수 있는 오락영화로 괜찮은 이야기로 보인다. (여담이지만, 나중에는 이런 느낌의 슈퍼히어로 영화가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수많은 슈퍼히어로들이 이런 게임에 참여하는 이야기 말이다.) 아무튼 시즌2가 잘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2021년 9월 21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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