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했을 때의 벽화

 

8월 2일 지워짐

 

 

 


'뱅크시(Banksy)'가 활동하는 영국도 아닌데, 최근, 한국에서 때 아닌 벽화 논란이 일어났다. 유명한 정치인과 관련된 것이라 더욱 이슈가 된 것 같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입장에서(맞나? 모르겠다), 몇 자 끄적여보게 되었다.

 


정치가 아니라 순전히 문화적인 관점에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벽화라면 일단 좀더 지켜보다가 지워도 괜찮지 않았을까? 번개 불에 콩 볶아 먹듯이 (이런 옛날 어휘를 써 본 지도 오랜만이다) 허겁지겁 백지로 만들어 버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몇몇 서양화가(그러니까 가끔 인터넷 뉴스에 유명한 미술품 경매업체에서 자사와 경매를 홍보하기 위해서 언론사에 내보내는 최고 경매가 갱신 어쩌구 하면서 소개되는 유명한 서양화가 말이다)가 그렸더라도 그랬을까? 만약 그랬다면 벽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벽화를 삭제하지 않고 오히려 보존하려고 개인 돈을 들여서 공사를 했을 것이다.

 


논란이 된 벽화가 비록 아카데믹적인 관점에서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지 마는지 잘 모르지만, 대중문화의 관점에서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온라인 세계에서 아주 유명한 밈(meme)의 원본(시초)에 해당하는 그림(또는 사진)이 가치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는 세월이 많이 흐르고 흘러서는 마치 조선시대 풍속화가 당시의 지배층인 사대부의 관점과는 달리 후대에 이르러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된 것처럼, 수많은 거리의 벽화(그라피티) 중에 무릇 수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끈 그림은 그 나름대로 문화적 가치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허겁지겁 지워버려야할 정도로 가치가 없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현시대에 한 국가의 문화가 얼마나 무한한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인들이 문화를 대하는 관점이 아직도 조선시대 지배층인 사대부들의 관점 또는 서구문화권의 귀족들의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여담이지만, 논란의 ‘쥴리 벽화’의 서양여자가 어딘가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어떤 기사에 의하면,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를 모델로 해서 그렸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어떤 패션잡지 화보에서 본 듯한 느낌이다. 필자가 2014년에 아크릴화로 그려서 이곳에 포스팅했던 그림과도 닮았다. 어쩌면 같은 패션 화보를 참고해서 그렸는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왜 쥴리 벽화의 서양여자를 보고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필자의 그림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관련글: 아크릴화 - 테일러 스위프트 (Acrylics - Taylor Swift)

 

 

 

 

 2021년 8월 3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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