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에 순수했던 첫사랑 여인을 한순간도 잊지 않고 중년이 된 남주인공은 소설로 쓰기까지 했다. 그렇게 좋아했다면 왜 진작 만나려고 노력하지 않았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쩌면 마음속으로 그리워하는 사랑 자체를 더 원했는지도 모른다) 추억의 학교가 폐교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마련된 특별한 동창회에서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은 재회한다.

 


여기까지만 보고 관객은 소위 신파적인 러브스토리가 떠오른다. 그러나 ‘이와이 슌지’ 감독은 자신의 명성의 값을 톡톡히 실감시켜준다. 아름다운 전원의 풍경과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일상과 추억의 학창시절의 기억을 혼합시켜주면서 영롱하고 청명한 분위기가 아침 안개처럼 자욱해지며 감상자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데 다소 심심해질 것 같은 쯤에 새로운 국면의 이야기로 전환해준다.

 


이 영화가 일본에서 국내에서 얼마나 흥행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요즘 시대 젊은층이 욕망하는 러브스토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굳이 이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한창 젊었을 때의 전성기가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이와이 슌지 감독의 실력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자신만의 아름다운 세계를 잘 그리는 실력이 여전히 살아있다. 당연히 고리타분하지도 않다. 급격하게는 아니지만 나름 향상되었고 세련되었고 가벼움과 일상성이 강조된 현시대의 시류를 외면하지도 않았다.

 


반면, 한계를 벗어나는 파격도 없는 편이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 그것에 해당한다. 그것은 비단 이와이 슌지 감독만의 특징은 아니기도 하다. 일본 영화, 애니, 만화책, 게임 등에 매우 흔하게 보이는 클리세이기도 하다. 그것은 영화는 일반인 인물들의 이야기인데 꼭 중고교시절과 비중있게 연결되어져서 이야기를 완성한다는 점이다. 멜로 장르 일본영화에서 이런 패턴이 3분의 2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영화가 끝날 쯤에는 나름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아련함, 먹먹함, 안타까움 뭐 그런 거. 요즘 시대에 이런 류의 영화를 접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처럼 힘들다. 그래서 더 마음 깊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와이 슌지 감독도 이제 영화 현장에서 선배보다 후배를 많이 만나게 될 정도로 나이가 많은 감독이지만 이런 퀄리티라면 얼마든지 계속 영화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1년 7월 14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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