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SF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감상하는 내내 인기를 끈 SF소설을 영화화한 것이겠거니 생각했다. 장면이나 설정보다는 이야기 자체가 비중있게 다뤄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오리지널 시나리오여서 약간 놀랐다.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고 봐서 그런지 흥미롭고 재밌게 감상했다.

 


수년 전에 한국의 멜로 드라마가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서 인기를 누렸을 때, 일부 외국인이 한국 멜로 드라마의 주조연들은 시간이 지나면 거의 다 혈연, 친족으로 밝혀진다고 꼬집었던 적이 있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SF장르에서 시간여행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주인공의 직계 가족의 누군가와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매우 흔한데 이 영화도 비껴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속도감과 박진감 있게 이야기가 전개되었고 ‘이렇게 끝맺는구나.’라고 생각할 쯤에 추가된 액션이 첨가되기도 해서 다소 이색적인 느낌 (그래서 더욱 더 소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적인 영화적 개념으로 치면 총 2편으로 분리해서 제작했어도 무방한 이야기였다.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포악한 외계인 종족과 전면전의 전투를 치르는 매우 익숙한 설정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풀어내고 요리했느냐의 관점에서 나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요즘 헐리우드 제작 액션 영화에서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이야기의 줄기로 활용하는 경우가 매우 흔한데 이 영화도 그런 추세에 속한다. 미국의 관객들이 이런 내용을 좋아하는가 보다.

 


관련해서 얘기하자면, 얼마 전에 ‘잭 스나이더’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에서도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핵심 줄기로 사용했었다. 그러나 그것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 직전의 영화 ‘저스티스 리그’로 매우 높은 호평을 받았던 ‘잭 스나이더’ 감독의 이름 값에 먹칠을 할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졸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미만을 따진다면 괜찮은 장면도 몇몇 있었다. 캐릭터 설정만을 보면 특징이 다양하고 친숙해서 나름 괜찮았다. 그러나 이야기의 관점에서 정말이지 별 다섯 개 만점에 두 개 주기도 아까웠다. 그런데 얼마 전에 잭 스나이더 감독이 ‘아미 오브 더 데드’ 시나리오를 쓴 작가와 함께 차기작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올라왔다.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적인 관점일 뿐, 어떤 사람들은 흥미롭게 감상했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 취향 또는 문화차이인지도 모르겠다.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에서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활용한 것에 비하면 이 영화 ‘투모로우 워’는 양반이다. 다소 식상하지만 나름 괜찮게 흡인력 있게 사용했다. 게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것만을 노골적으로 붙들고 질질 끌면서 늘어지지는 않았다. 이야기의 주요 활동 무대를 이곳 저곳으로 옮겨다니는 등의 효과로 인해 나름 지루함을 피해갈 수 있었다. CG를 많이 활용했지만 스케일이 큰 편인 것도 이 영화의 경우에 요긴했다.

 


큰 기대를 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한다면 흥미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일 것이다. SF장르를 좋아한다면, 시간여행, 아버지와 딸의 작은 갈등, 포악한 에일리언 괴물과 전투 등에 거부감이 없다면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2021년 7월 9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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