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전역에 부득이한 자연의 섭리든 인간의 만용이 불러일으킨 폐해이든 어떤 이유로 대기가 오염되어 인간이 호흡할 수 없는 행성이 된 가까운 미래에 과학자 오거스틴은 고산지대에 있는 천문대에서 자의적으로 홀로 지낸다. 아직 오염된 대기가 그곳까지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매서운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호흡하며 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조금 지연되는 것뿐이다. 조만간 닥쳐올 죽음을 기다리며 그가 열중하는 일은 제 2의 지구를 찾아 떠났던 우주선에 연락을 취해서 죽어가는 지구로 귀환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왜 굳이 시한부 목숨을 무릅쓰고 (물론 지표면 아래로 숨는다면 얼마간 살 수는 없지만 지속적이란 보장은 없다) 텅 빈 천문대에 홀로 남아 이런 일을 하는지, 단순히 그가 저명한 천문학자라서는 아니고, 행성 탐사 우주선에 그가 젊은 시절에 너무 일에 몰두해서 돌봐주지 못한 친딸 설리가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죽어가는 행성 지구, 아무래도 딱딱한 주제와 이야기인데, 딸을 향한 아버지의 그리움을 독특하고 참신하고 흥미롭게 그려냈기에 대중적인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것 같다. 엄청나게 재밌지는 않지만 충분히 좋은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고산시대를 덮친 혹한을 표현한 영상미가 인상적이었다. 매서운 강풍과 눈보라가 화면 밖으로 튀어나와 감상자를 동사시켜버릴 것 같았다. 물론, 이런 장면만으로 쭉 이어졌다면 다소 지루했을텐데 다행히도 지구형 행성 탐사 우주선의 천신만고의 항해를 교차편집해서 지루해질 틈을 피해갔다.

 

 

액션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별로겠지만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고 다소 진지한 이야기도 괜찮은 SF영화 팬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영화일 것이다.

 

 

2021년 1월 2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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