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어마어마한 이야기 대양을 표류하며 살고 있는 현시대라고 해서 이야기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할 수는 없지만, 이야기에 과몰입해서 다른 아름다움, 영화에서는 대표적으로 영상미의 아름다움을 과소평가하는 누를 범하기 쉬운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전체 이야기는 관객에 따라 신선하게 또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큰 조망을 파고들어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나름 괜찮은 것이 너무 촘촘하지도 너무 느슨하지도 너무 오밀조밀하지도 않고 적절히 연결되어 있는 영화적인 네러티브가 매우 괜찮았다.

 


시대적 배경은 80년대말인데 그 시대를 나름 진하고 고급스럽게 (스케치나 수채화가 아니라 진한 유화처럼) 촬영한 현대적인 영상미(화면 질감)도 좋았다. 보는 맛이 맛있었다고 할까. 아마도 감독이 (비록 일본문화를 섬세하게 잘 표현하기는 했지만) 서양인이라서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글을 쓰면서 돌이켜보니까 영화를 보면서, 지금 일본에 재능있는 신세대 감독이 등장하는 시기가 되었나?, 라고 감탄했었는데 나중에 읽어보니까 감독은 서양인이었다.

 


단순히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즐기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너무 과하지 않은 인생철학 같은 메시지를 담아놓은 것도 나름 괜찮았다.

 


관객을 영화속에 몰입시키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뭐니뭐니해도 배우일 것이다. 여주인공 연기를 너무 잘한 ‘알리시아 비칸데르(Alicia Vikander)’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 영화의 배경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본땅인데 감독이 서양인인 것을 보면 단순히 일본영화라고 넘겨볼 수 없는 뭔가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감독 또는 여주인공을 연기한 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일본의 굵직한 어떤 영화제에서 상을 줘야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매우 잘 연기한 여배우와 그것을 잘 잡아준 감독의 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추가: 사운드 트렉이 뭔가 남다르다 했었는데 알고 보니까 미스터리 장르를 매우 잘 표현하는 '애티커스 로스(Atticus Ross)'의 작업물이다.

 


2019년 11월 17일 김곧글(Kim Godgul)

 

 

 

 

포스터 위에 적은 곧나모 문자 관련글

 

로마자 알파벳 모음에 해당하는 곧나모 '문자 2개'를 '단축형 문자 1개'로 표기

곧나모(Godnamo) :: 알파벳(로마자, for Roman Alphab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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