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마는 흥행성을 창출하려는 영화, 소설, 애니, 만화, 게임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재이다. 직간접적으로 연쇄살인마를 다룬 국내, 국외 영화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중에 흥행한 작품도 어렵지 않게 끄집어 낼 수 있다는 것은 새삼스럽게 놀랄 일도 아니다. 이 영화는 미국에 실재했던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를 다룬 영화인데, 이야기를 풀어내서 표현한 방식이 기존과는 차별화되었다. 그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 이 영화의 독창적 매력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인데 – 관객은 주인공 ‘테드(잭 에프론, Zac Efron 분)’와 그의 약혼녀 ‘리즈(릴리 콜린스, Lily Collins 분)’의 관점으로 표현된 이야기에 밀착해서 감상하게 되면서 ‘강력하게 결백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저렇게 괜찮아 보이는 남자 테드가 정말 연쇄살인을 했을까? 혹시 경찰이 착각한 것은 아닐까? 또는 테드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경찰과 미디어에 의해 조작된 시대상황적 희생양이 아니었을까?’라는 상상이 들게 만들기까지 한다. 관객의 이런 생각은 마치 영화 속의 리즈 그리고 테드를 우호적으로 추종했던 수많은 젊은 여자들의 생각과 일맥상통할 것이다.

 


사람들은 미디어에 보도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뜯어낸 수십억대 사기꾼 또는 늘씬하고 준수하게 잘생긴 연쇄살인마에게 희생된 사람들에 관한 뉴스를 보고, 그것도 못 알아차리냐고 정말 멍청한 희생자라고 무심결에 실소를 날린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3자의 입장이니까 그리고 확실히 결과론적인 입장에서 판단한 거니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당사자였다면 그 사람도 억울하게 희생자가 될 가능성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코 희박하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의 매력은 관객을 테드를 두둔하고 우호적으로 생각하며 그의 결백을 믿었던 몇몇 사람들, 그리고 그의 젠틀하고 여유롭고 자신만만한 행동, 전도유망해 보이는 젊은이가 확실해 보이는 느낌에 홀딱 반해서 만나자마자 그가 이끄는 대로 매우 빠르게 진도를 나가는 것을 허락했다가 죽음의 희생자가 된 여자들의 생각 또는 사고방식을 관객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거라고 생각된다.

 


인간은 내면에 생각하는 것이 평소 은연중에 태도와 행동으로 들어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정론이거나 상식이다. 이 논리는 거의 들어맞지만 100%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사이코패스와 비슷한 유의 특이한 몇몇 사람들에게는 아니다. 이 영화는 평범하지 않은 예외적으로 특이한 인격의 사람, 연쇄살인마에게 평소 분별력이 있는 순수한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속아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관객이 직접 느낄 수 있게 해준 영화라고 생각된다.

 


한편,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매사에 매우 냉정하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만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면 공동체 사회는 얼마나 각박해지고 냉혈해질까? 그러나 이렇게 또는 저렇게 행동하고 말고도 수많은 다양한 인간들의 이성적인 의지대로 꼬박꼬박 실행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문뜩 이런 생각도 든다. 조물주는 인간성과 인간의 문명을 창조하고 발전시킬 때 왜 이런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첨가했을까? 조물주의 특별한 뜻이 담겨있었을까? 한낱 인간으로서는 이해불가한 조물주의 내심이다.

 


이 영화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보편적이고 통속적인 재미를 선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것처럼 한번쯤 생각해볼 무엇을 던져주므로 나름 유익한 감상이었다. 제목과 소재에서 풍기는 예상과 달리 다소 평이한 영상미가 아쉽지만 그런대로 작품성이 어렴풋이 감지되는 영화였고, 주인공 잭 애프론과 릴리 콜린스의 연기는 인상적이고 훌륭했다.

 


2019년 5월 4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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