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 LATE WINTER





늦깎이 눈발



올겨울 오랜만에 늦깎이 눈발이 내리지만 녹아서 쌓이지는 않네.
새하얀 아름다움은 무채색의 잿빛으로
온 세상에 짙고 축축한 장막을 드리운다.
한낮이건만 태양은 구름 저편에 꼭꼭 숨어있고,
숲속의 새들은 시끌벅적하게 지저귀지 않고,
거리의 차가운 자동차 엔진과 타이어의 열광이 공허를 메꾼다.


그러나 어디선가 다가오는 감미로운 선율,
미세하지만 깊은, 자연의 생명력의 움찔거림과 숨소리가
새삼스럽게 감지되는 이유는 뭐였을까?
새하얀 눈의 사라짐이 그저 아쉬웠을 뿐,
무채색 습기는 환영받을 적합한 계절이 아니었을 뿐.


그러나 이것은 한낱 인간의 관점에서의 시시콜콜한 감상
자연에겐 이러나저러나 아무렇지 않다는 것이 진실
세상 만물의 짓거리는 다 괜찮다고 여길 창조주에게는 그저 하찮은
피조물일 뿐인 인간이기에 생각이 오락가락 펄럭이고 출렁이는 거겠지.


어쨌거나, 하늘에서 내린 눈발은 바람과 공기를 타고
대양의 심연으로 귀환해서 환생의 출격을 대기한다.
빠르건 늦건 높건 낮건 인간의 삶도 이와 같을지도.



2019년 2월 23일 김곧글(Kim Godgul)





PS: 이 시는 며칠 전 올 겨울이 다 지나가는 마당에 눈발을 내리는 것을 감상하면서 적은 시이다.









   







Running Up 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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