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




몇 주 전에 ‘필립 K. 딕의 일렉트릭 드림스’를 감상한 후에 다른 SF 장르 TV 시리즈를 찾아보다가 ‘휴먼스(Humans, Season 01-03, 2015-2018)’ 보게 되었다. 한두 편 보다가 말겠거니 했는데, 며칠에 걸쳐 최근까지 나온 시즌 3까지 모두 감상하게 되었다.



인간형 로봇(여기서는 간단히 ‘신스(synth)’라고 부름)가 마치 고급 전자제품처럼 판매되어 인간을 다양한 분야에서 조력하는 세상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의 행동이 발단이 되어 수많은 신스들이 그저 움직이는 고성능 기계일 뿐이었던 처지에서 자아를 인식하는 의식을 갖게 된다. 즉, 인간처럼 사고하는 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인간 종족과 신스 종족 간의 공존을 놓고 현실적이고 사회적이고 역사적이고 문명적인 갈등을 겪는다. 이렇게 되기까지 일련의 다양한 사건들이 촘촘하게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시즌 1에서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편으로 변화된다(개인적으로는 초반의 분위기가 좀더 재밌었다). 어떻게 보면 신스들은 현시대의 난민을 은유하는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넓게 보면, 그리고 시즌 4이후에는 새로운 종족(인류와 신스의 자식)이 등장할 것 같으므로 단지 난민에 국한되지는 않고 지구의 미래를 상상해보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수만 년 전에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여기 저기 공존했다가,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하고 지금은 호모 사피엔스의 후손이 번성한 것처럼, 먼 미래에 지구에는 어쩌면 호모 사피엔스는 멸종하고 다른 새로운 유전자의 인류가 또는 로봇이 또는 인류와 로봇이 혼합된 후손이 지배할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걱정할 일은 아니긴 하다. 이런 대변혁이 현실화되려면 수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가까운 미래에 의외의 상황이 발생해서 급진적인 대변혁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갈 정도로 매우 희박한 확률일 뿐이다.



작품이 시종일관 심각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편이기에 한국의 일반시청자들이 빠져들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하드한(hard) SF 장르물도 잘 감상하는 관객은 만족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매우'까지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흥미롭게 감상했다. 시즌 4가 공개된다면 황급히 감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여담이지만, 비록 조연으로서 한시적으로 출연하기는 했지만 한국 관객에게도 낯설지 않은 배우들이 출연해서 반갑다는 생각도 들었다. 90년대에 국내에서도 명배우로 인지도가 있었던 ‘윌리엄 허트(William M. Hurt)’와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 1999)’에서 여전사 트리니티를 연기했던 ‘캐리 앤 모스(Carrie-Anne Moss)’가 출연했다.



2019년 2월 21일 김곧글(Kim Godgul)





댓글을 달아 주세요



   







Running Up Ba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