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몰입감은 넉넉히 깔아놓았다.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의 액션 장면은 비록 어눌한 한국어 대사가 삑사리 소음을 내기는 했지만 약방의 감초 같은 재미를 주기에는 충분했다. 백인 일색의 슈퍼히어로 영화 세상에 흑인 아이들에게 가뭄에 단비와 같은 심금을 울리는 슈퍼히어로 영화로 손색이 없다. 게다가 전달하는 메시지도 급진적이거나 혁명적이지 않고, 건설적이고 포용적 세계관이다. 어떻게 보면 동양적이다. 한국 사람에게는 옛날 문학작품에서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정서일 것이다. 막말로, ‘홍길동전’을 현시대적으로 잘 개작하면 유사한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가 미국의 어떤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접하고 관심을 갖고 엊그제 감상했다. 국내에서도 꽤 흥행한 것으로 아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최근에 감상한 것이다. 분명히 슈퍼히어로 장르에서만 따진다면 군계일학일 정도로 잘 만든 영화라는 것에는 군말 없이 동의한다. 다만, 수많은 여러 영화들을 제치고 작품상을 받은 이유 중에는 아마도 앞에서 언급했던 동양 고전 중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왜냐하면, 유교적인 내용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현재 세상의 일시적 허물을 잘 치유해서 현재 질서와 체계를 잘 유지하는 포용적인 세계관을 설파하는 영웅을 그린 작품인 것도 좋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그 외에 흑인 아이들 입장에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좋은 내용이라는 점도 있다. 마치 반지의 제왕을 읽은 백인 아이가 은연중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 경우와 같은 이치로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특정 인종이나 국가와 상관없이 내용이 매우 보편적이어서 어느 지역에서도 통할 수 있고 휴머니즘적이다. 재밌는 장면도 가끔 첨가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고, 액션 장면들도 그럭저럭 만족스럽다.


아마도 후속편에서도 이런 장점들을 잘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 때 한국에서는 당연히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펜서는 비록 남자 영웅이지만 그 왕국의 체계를 살펴보면 여자들이 적잖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남자를 적대시하는 아마존 같은 가상의 고대 여인왕국이 아님) 그 모습이 얼핏 한국의 옛날 삼국시대의 어떤 왕국의 모습과도 닮았다는 생각도 든다. (모계 사회 전통이 조선시대와 비교해서 많이 잔존해 있었다.)  아무튼 다음 후속편도 기대된다.



2019년 2월 1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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