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정말 인간이 달에 갔었을까? 그럴 리가 없다는 음모론을 주장하는 흥밋거리도 몇 년 전에 휩쓸고 지나가면서 대중들의 관심몰이를 얻는데 성공했었다. 서로 상반되는 양진영의 주장들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때 정말 미국의 우주인이 달에 갔었던 것은 사실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결정적으로 달 궤도를 도는 최신의 인공위성(미국의 것이 아님)이 아폴로 우주선이 착륙했던 지역을 촬영해서 아직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음을 확인했으니까 빼도 박도 못하는 진실이 된 셈이다. (다만, 이 영화에서도 애매모호하게 넌지시 제시되었듯이,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이 실시간 생중계는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향간에 떠도는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설마 그렇게 엄청나게 중요한 것을 생중계를 무릎쓸 정도로 그 당시 전 세계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 사회 조차도 생각만큼 개방적이지도 공정하지도 민주적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갔다가 무사히 지구에 도착하고 나서, 촬영해온 영상들을 잘 편집해서 며칠 후에 생중계라고 하면서 전 세계로 방송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달에 갔었던 역사는 사실이니까 비록 생중계가 아니었더라도 시대적 상황을 감안한다면 크게 문제삼을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올해로 인간이(미국의 우주인이) 달에 첫발을 디딘지 50년이나 지났다. 그 역사적인 사건 이후, 각종 미디어나 정부의 정책에 의해서 끝없이 부풀려진 지구문명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점철되었다. 단적인 예로,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서기 2000년이 되면 고층빌딩 사이를 누비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들을 흔히 볼 수 있고, 도시만한 인공위성을 방문하기도 하고, 해저 도시도 만들어지고, 달에는 호텔들이 건설되어서 관광도 갈 수 있고, 화성으로 이주하는 거주민들의 삶을 상상하곤 했었다. 보통 사람들의 관심도 많은 편이어서 이런 내용을 담은 SF 영화, TV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도 수없이 많이 쏟아져 나오곤 했었다.



그러나 2019년 현재 이런 예상은 아주 크게 빗나갔다. 아무것도 실현된 것은 없다. 다만, 지구의 지표면 생활이 사이버펑크 장르의 작품들이 상상한 세상과 조금 닮았을 뿐이다. 작품에서처럼 그렇게 암울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래도 최근에 다시 보도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 중에 다시 달에 가서 좀더 현실적으로 우주개발을 하려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화성에도 인간을 보내려고 하고 있다고 해서, 다시 한번 50년 전의 허황된 꿈이 혹시 이번에는 정말 실현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샘솟는다.



각설하고, 이 영화 ‘퍼스트 맨’은 50년 전 1969년에 미국의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최초로 달에 인간의 발자국을 남겼던 역사적인 사건이 실현되기까지의 일들을 선장 ‘닐 암스트롱’의 관점에서 담담하고 건조하고 냉랭하게 극영화로 만들었다. 요즘 10대 20대들이 좋아할 정도로 짜릿하거나 흥미진진하거나 시끌벅적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흥행되지는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는 어제 밤에 감상했는데, 나름 괜찮게 좋은 느낌으로 감상했다. 그래. 이런 내용을 너무 오락적으로 만들어도 좋지 않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세상에 알려지지도 못한 희생자들에 대한 예우가 아닐 것이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50년 전에 미국의 우주인이 달에 기어코 가려고 발악을 했던 최우선적인 이유는 아직 한창인 냉전시대에 소련에게 우주개발분야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공표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이었다. 때문에 안전은 뒷전이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빨리빨리’를 외치며) 달에 인간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니, 희생자가 생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닐 암스트롱의 실력도 있었겠지만, 천운도 따라줬기에 그가 처음으로 월면에 발자국을 남기는 역사적인 인물이 된 것이다. 그도 다른 예비 우주인들처럼 얼마든지 희생자가 되어 세상에 이름을 남기지 못했을 수도 있다. 세상사가 어느 정도 그렇듯이 행운의 여신이 선택하는 자가 대업을 이루는 것이다. 행운의 여신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닐 암스트롱의 손을 잡았던 것이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어렸을 때 TV에서 감상했던 미국의 SF 드라마 중에 달과 관련해서 생각나는 작품이 있다. 작품의 배경은 아마도 서기 1999년, 달에 기지를 건설해서 인간들이 살고 있는데, 어느날 달이 지구 궤도를 이탈해서 우주로 날아간다. 마치 미지의 우주를 항해하는 우주선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상상의 이야기처럼, 지구를 떠나 우주 저편으로 날아가는 달이라는 거대한 우주선의 승무원들이 겪는 이야기를 담았던 TV 드라마였다. 거기에 나오는 기다란 형태의 우주선(달에서 사용하는 소형 수송선)은 나름 매력적이었던지 조립식 플라스틱 모델로도 출시되기도 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2019년 1월 13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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