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Movie)  


이곳에 감상글을 적은 영화 외에도 많이 감상했지만 그 중에는 나름 괜찮았던 작품도 없지 않았지만 얼핏 떠오르는 것이 없는 이유는 그 작품들이 별로여서가 아니라 내 주변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일상은 먼지처럼 흩어져 세월의 저편으로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SF 장르를 좋아하는 편인데 그렇다고 심취할 정도까지는 아니고 슈퍼 히어로 같이 너무 만화같은 것과 과학 다큐인지 착각할 정도로 너무 진지한 것의 중간 어느 지점이면서 지구 전체 또는 우주에서 외계인과 싸우는 것을 좋아한다.   

  

당장 떠오르는 좋았던 영화가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시리즈 이다. 이런 스타일과 닮지는 않았지만 올해 본 영화 전체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오블리비언(Oblivion, 2013)'이다.  

  

가장 신나고 재밌었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 영화들은 많이 있었다. 이 영화는 마치 티벳 불교 사원을 방문하러 가는 지루하고 고단한 여정에 간간히 봐도 괜찮을 SF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즉, 개인적으로 뚱춰놓고 생각날 때 보고 싶은 지갑 속의 마그리트가 그린 것 같은 어떤 풍경 사진 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참 설명하기가 모호한데 연말 분위기에 다시 한번 상기되는 작품이다.

  

게다가 톰 크루즈가 현재 만들고 있는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년 개봉 예정)'도 좀더 하드하고 어둡지만 어딘지 모르게 오블리비언과 닮은 점이 있는 SF영화라서 기대가 많이 된다. 아마도 톰 크루즈도 오블리비언 영화에 만족했기에 닮은 점이 있는 영화를 연이어서 만드는 것 같다. 그 닮은 점이란 어떤 사고, 의식의 조작과 관련된 액션 SF라는 점이다. '어느 순간 나를 돌아보니 내가 생각했던 내가 아니고 게다가 세상은 한수 더 뜨는구나! 깨어나야지!' 쯤 될 것이다. 이런 주제의식이 들어간 영화를 굳이 SF 장르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편이다.     

  

전에 썼던 감상글: 오블리비언 (Oblivion, 2013)  

  

  

음악(Music)  

  

올해는 90년대 초반 미국의 메이저 음악시장에 휘몰아쳤던 얼터너티브 락 장르의 대표격이라고 볼 수 있는 펄잼(Pearl Jam), 나인 인치 네일스(NIN)가 새 음반을 내놓았다는 점이 매우 반가웠다. NIN은 매우 열정적으로 수많은 도시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유튜브를 보니까 그렇더라)

  

펄잼의 노래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호소력이 있다. 보컬이 떠난 Alice In Chains 라던가 Nirvana 는 추억으로 남았지만 펄잼은 여전히 자신의 음악성의 전설을 쓰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펄잼의 보컬 에디 베더가 거의 기타 하나만으로 (완전히 하나는 아니지만 느낌이 그렇다는 뜻) 잔잔하게 부르는 곡이 여운이 있고 좋은 느낌이 든다. 올해 앨범 'Lightning Bolt' 에서는 'Sleeping By Myself', 'Future Days'가 그렇다. 



  

90년대는 세기말적 분위기라서 그런지 NIN의 확 깨는 파격적인 음악이 메이저시장에서도 먹혔던 것 같다. 올해 나온 NIN의 앨범은 과거에 비하면 매우 점잖아진 셈이다. 트렌트 레즈너(Trent Reznor)의 나이가 불혹을 넘긴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요즘 시대 트렌드가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수용한 것일 것이다. 올해 앨범 중에 처음에는 'Came Back Haunted'가 뮤비와 함께 매우 인상적으로 좋았고, 나중에는 'Copy of A'라는 곡이 좋아졌다. 요즘도 가끔 이 곡을 듣는다. 



  

전에 썼던 관련글: Came Back Haunted (2013) - Nine Inch Nails 

  


책(Book)

  

책에 파붙혀 사는 다독가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책을 쥐고 펼치고 읽는 것에 매혹을 느끼며 사는 종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지만 책과 의형제를 맺고 친해지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 만화책과는 매우 친했지만 요즘에는 잘 안 보는 편이다. 간혹 내용보다는 그림체가 매우 인상적인 단행본을 인터넷으로 구해서 보는 경우는 있다.

  

마음이 끌리는 책만을 읽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베스트셀러만을 쫓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차피 그 많은 훌륭한 책을 내가 늙어죽을 때까지 밥만 먹고 똥만 싸고 읽어도 다 못 읽을텐데 하물며 간간히 읽으니까 어쩔 수 없이 정말 지금 내가 간절히 원하는 책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읽는다. 그렇게 나의 간택을 받아 택배의 가마를 타고 내 방으로 들어왔건만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는 책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정말 마음이 끌려서 구입한 책이니만큼 늙어 죽기 전까지 읽지 않을 수 없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읽어야 할 책들이 내 방에 좀비처럼 살고 있다.      

  

올해 읽은 책들 중에 가장 좋았던, 유익했다는 뜻이 아니라, 이미 감상글을 올렸듯이 '메트로 2033', '메트로 2034' 이다. 유익성으로 따지자면 뇌의 고상한 지식을 위해서 읽는 교양과학서적류가 있고,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자기개발서가 훨씬 좋을 것이다. 감상글을 적지 않아서 그렇지 이런 류의 책도 읽기는 한다. 그냥 정서적으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위로가 되고 좋았던 책을 꼽자면 올해는 메트로 시리즈라는 얘기다. 

  

여담이지만, 엇그제 인터넷 뉴스로 총기류의 시장에서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는 AK-47 소총을 개발한 러시아 사람 '칼라슈니코프'라는 사람이 얼마 전에 노환으로 죽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국내에서도 현대전을 다룬 컴퓨터 게임에 반드시 등장하므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중동 등 다른 나라에서는 이 총을 어떻게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국내에서는 흔히 '에이케이사십칠' 이라고 부르는데, 메트로 시리즈 소설을 읽어보니 러시아에서는 '칼라슈니코프'라고 부른다. 즉, 개발자 이름을 그대로 총이름으로 사용한다.

  

전에 썼던 관련글: 메트로 2034 (소설 감상글)

전에 썼던 관련글: 메트로 2033 (소설 감상글)



감상글을 적지는 않았지만 2012년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길 위에서(On The Road)' 라는 미국의 1950년대를 배경으로한 소설도 매우 정서적으로 어루만져주는 느낌이 있었다. 비록 철저한 자기관리를 중요시하는 현대 트렌드와는 완전히 딴판으로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미국 대륙 횡단 여행기지만 전달하는 느낌은 풋풋하고 아련하고 따뜻했다. 특이한 점은 작가 잭 캐루악이 타이핑을 할 때  A4 용지가 아니라 두루마리에 썼다는 점이다. 단순히 이색적인 행위로 독자를 끌어들이려는 마케팅으로 간주할 수도 있지만 이 독특함은 이 소설이 전달하는 느낌과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요즘은 이런식으로 여행을 하기가 매우 힘들지만 자유분방하고 무분별한 청춘의 방랑을 소설로나마 꿈꿔볼 수 있어서 좋았다.

  

  

2013년도 훌쩍 지나갔다. 2014년도 훌쩍 지나가겠지. 그래도 아기에게 생명력의 열매를 먹여주는 시간은 아인쉬타인 박사가 말했듯이 느리게 흐를 것이다. 여기서 이런 명언이 나올 수 있겠다. "시간의 속도는 아기에게 달렸다" 나아가 이것도 "아기는 생명력의 열매를 먹을 때 늙지 않는다."

  

  

2013년 12월 27일 김곧글(Kim Godgul)  

  

  


저작자 표시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Running Up Baby

티스토리 툴바